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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斷 想 * 팔영산(八影山) 구름위에도 봄의 그림자가

블랙캡틴 2014. 3. 5. 17:08

         팔영산(八影山) 구름위에도 봄의 그림자가

                                                                                                   - 政 遇 -

 

소백산맥 끝자락에

8개의 암봉은 형제처럼 줄지어

기암괴석 수를 놓고 험준함을 자랑하는데

이름하여 팔령산 팔전산이라 부르더니.

 

언제부터일까

팔봉의 그림자

멀리 중국 땅 위왕의 세숫물에 비쳐졌다 해서

팔영산이라 부른다 하니

그저 그러려니 하자.

 

공룡의 등을 빼어 닮았는가.

저마다 우람하고 빼어난 용모로 고고함으로

고흥하늘을 떠받들고 있으니

멀리서도 너의 용모에 허둥대며

매화 꽃망울 터지는 곡강마을에서

너를 향한 일편단심

불을 쫒는 불나방이 되어 날아오른다.

 

메마른 강산폭포에서

연두 빛 대숲에서 훔쳐보는 선녀봉

오, 가히 절세가인이로되

올려보는 전경에 환호하고

굽어보는 조망에 탄성은 절로

뒤로는 팔봉의 위용에 압도되니

이 노릇 어찌 할거나.

 

1봉 유영봉을 시작으로

철판에 쇠줄잡고 대롱대롱

쇠고리에 비틀어 네발도 모자라니

이 보다 더 좋은 놀이는 어디에

이 보다 더 좋은 스릴은 어디에 있을까나.

 

암봉타기 놀이에 8봉을 오르고 내리고

내 언제 흙을 밟은 기억조차 없으니

꿈속에서 꿈을 꾸고 있는 듯싶구나.

 

저 멀리

아름다운 섬 하나

작아서 귀여운 어린사슴을 닮은 섬

누가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라 했나

난, 호수 같은 눈망울에 맺힌 눈물을 그려보고 싶고

우직한 산록의 뿔의 힘을 보고 싶고

화려한 설록의 뿔의 신성함을 믿고 싶은데.

 

여기 나로도 우주센터에서 쏘아올린

대한민국의 희망처럼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희망으로 키워주는

한센인의 보금자리가 이 땅위에 있으니

아름다운 천사의 손길 머무는 이곳

고흥반도의 소록도가 손에 잡히누나.

 

날개를 펴고 또 다시 날아보자.

금산해안을 따라 마복산 기암 위를 날아

고흥만 갯가 유채꽃 벌판에 앉아

살랑대는 유채꽃향기에 취함이 있다 해도

나로도 우주센터 해상경관 비경을 아니 보고 간다면

두고두고 후회막급일 것이네.

 

점점이 떠 있는 무수한 섬

이제라도 다도해 풍광에 넋마저 빼앗기고 난다면

참장어에 낙지 한 입에

유자향주 한 모금에

매생이국 한 그릇은 또 언제 비울 것인가.

 

산우여, 들리는가.

팔영산 구름위에 능가사 법당 안에 봄이 스며드는 소리를

산우여, 보이는가.

고흥만 바다위에 봄이 오는 그림자를.

 

                                                   2014. 3. 2. 전남 고흥군 영남면. 팔영산(609m)에서 -

 

 

 

 

 

 

 

 

 

 

 

 

 

 

 

 

 

출처 : 대전개나리산악회
글쓴이 : 정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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